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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좋은 삶인가 - 한정규 문학평론가
  • 기사등록 2022-07-15 15:29:19
  • 편집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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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고 그른 것, 좋고 나쁜 것, 잘 사는 것과 잘 못 사는 것. 말로는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삶에 대해 『채근담』에서 ‘인지유생야(人之有生也) 여태창지입미(如太倉之粒未) 여작목지전광여현애지후목(如灼目之電光如懸崖之朽木) 여서해지거파 지차자여하불비여하불락(如逝海之巨波 知此者如何不悲如何不樂) 여하간타불파 이희탕생지려(如何看他不破 而懷貪生之廬) 여하간타불중 이이허생지수(如何看他不重 而貽虛生之羞)’라 했다. 


이에 대해 한용운과 홍응명이 말하기를 “삶이란 마치 큰 창고 속에 있는 한 말의 쌀과 다름없으며 눈앞에서 번쩍이는 번갯불 같으며 벼랑 끝에 매달린 썩은 나무와 같으며 흘러가는 바다의 큰 물결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찌 즐거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하여 저 마음을 깨치지 못하고 살기를 탐하는 마음을 가지며 어찌하여 저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삶, 소중하기로 말하면 그 무엇에 비할 바가 없다. 삶은 무엇보다 천 년 만 년 사는 게 아니다. 결코 길지 않은 세월을 살다 이승을 떠난다. 그런 삶, 어찌 소홀히 할 수 있을까?


삶은 보잘 것 없고 길지 않고 위험하고 사나운 것이다. 때문에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픈 것이라 했다.


무엇보다 인간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줄 아는 지혜, 인지능력을 가졌다. 또한 부끄러움을 안다. 그리고 의사소통이라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사는 것,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안다.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지키지 못한다. 피지배자보다는 지배자가, 갖지 못한 것 보다는 많이 가진 것을,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을, 미움보다는 예쁜 것을, 그런 일련의 것들이 욕심으로, 욕심이 더한 욕심으로 그래서 자기가 가진 것이 겨우 큰 창고 속에 한말의 쌀로, 하루하루가 번쩍 스치고, 불안 불안하니 슬픔과 즐거움이 오고 가는 것도 까마득 잊고 사니 그것을 안타까워했다.


삶은 많은 재물을 갖는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사는 것, 그것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무엇을 했느냐 보다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 한 때 더한 권력을 누리고도 돌팔매 속 자유를 구속하며 사는 것 역시 결코 잘 사는 것이 아니다.


있으나 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보다는 꼭 있어야 할 사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참된 삶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것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소중하고 제한적이다. 특히 목숨이 그렇다. 그런 제한된 삶을 살면서 욕심을 왜 부리는가. 그것은 어리석음 때문이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처럼, 한국의 법정스님처럼 사람이 과욕, 욕심에서만 자유로워져도 보다 보람된 삶을 누릴 수 있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좋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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